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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잠을 입는 노스페이스 키즈
과잠을 입는 노스페이스 키즈
잡다하게 운영하다 버려뒀던 블로그 글들을 티스토리로 이전하고 있습니다.
워드프레스에서 가져온 글.
March 26, 2013 · by thinkerpark · in Thoughts
출근 지하철에는 과잠(학과 점퍼)을 입고 등교하는 대학생들이 많이 보인다.
과잠은 90년대에도 있었지만, 운동부 또는 학생회 애들이나 입는 것으로 취급되었다. 또 소위 명문대 로고가 크게 새겨진 점퍼를 입는 것은 유치한 학벌 과시욕 정도로 보는 시선도 있었다. 요즘 과잠은 학교 매점에서 팔던 90년대 점퍼와는 달리, 학과까지 명시된 것이 대부분이라는 차이도 있다.
최근 몇년 새 대학가 과잠의 유행 이유는 무엇일까? 자유와 개성 넘치는 것과 어울릴 20대가 군국주의 시대에나 어울릴 유니폼에 대한 지향을 가지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경제위기로 돈이 없어서 그렇다고 하자니, 이들은 등골브레이커 노스페이스를 단체복처럼 입던 고딩들이다. 노페 패딩과 과잠은 모두 복장을 통한 소속감의 확인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들이 개성을 숨기고 소속감으로 자신을 감싸게 되는 이유는 이렇지 않을까. 그들은 끊임없는 배제로 이루어진 사회 질서를 본능적으로 느낀 결과 과잠을 입는다. 또 끊임없는 스펙경쟁으로 내몰리는 상황에 처한 개인들이 과잠이라는 쉬운 수단으로 위안을 삼는다. 그러면서 소극적인 저항의 몸짓을 보이는 것은 아닐까.
어쨌든 과잠 세대는 사회에 진출하고 있고, 구매력의 중심이 되어 간다. 과잠을 입는 노스페이스 키즈가 향후에 소비하는 패턴은 무엇일까. 과잠은 국민가방 이스트팩의 형태 전환인가 아니면 전혀 다른 지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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